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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관계에 대한 초상, 성장, 결핍, 심리 묘사)

by 아리하루 2025.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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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모토 리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책 표지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사랑, 성장, 그리고 관계에 대한 내밀한 초상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 하지만 그 안에서 성장하는 사람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은 도쿄 에코다에 있는 하숙집 ‘마와타 장’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상처와 사연을 가진 다섯 명의 입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애달프고도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랑과 관계,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일상처럼 평범하게 느껴지면서도, 그 속에 감춰진 트라우마와 갈등, 콤플렉스를 섬세히 풀어내며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마와타 장: 한 지붕 아래, 서로 다른 마음들이 만나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의 무대인 마와타 장은 단순한 하숙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서로 다른 연령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며, 각자의 상처와 결핍을 채워나가는 공간이다.

마와타 장의 입주민들

야마토 요스케: 홋카이도에서 상경한 철부지 소년. 연애와 관계의 복잡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순수한 시선으로 마와타 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다.

굳이라이 고하루: 통통한 체형으로 인해 콤플렉스를 가진 여대생. 타인의 칭찬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을 겪는다.

야마오카 쓰바키: 무뚝뚝하지만 사람들을 잘 챙기는 직장인. 남자를 멀리하게 된 과거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지만, 연애를 통해 다시금 관계를 회복하려 한다.

와타누키 치즈루: 마와타 장의 주인이자 작가. 내연의 남편과 얽힌 복잡한 관계 속에서도 독립적이고 고유한 세계를 살아간다.

마지마 세우: 치즈루의 ‘내연의 남편’이자 화가. 무관심한 태도 속에 치즈루와의 관계를 이어가며, 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마와타 장은 이들의 상처를 품어주는 안식처이자, 때로는 갈등과 오해가 얽히는 공간이다. 이 하숙집에서 벌어지는 일상은 단순한 연애담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깊은 상처와 그로부터의 회복을 담고 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 그리고 성장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의 핵심은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이다. 각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랑을 추구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굳이라이 고하루는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들 앞에서 연애 감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의문시하며, 자기혐오와 자존감 회복의 경계를 넘나 든다.

야마오카 쓰바키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자신의 관계를 되찾아가려 한다.

와타누키 치즈루와 마지마 세우는 ‘내연의 남편’이라는 상식적이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며, 두 사람만의 독특한 사랑의 방식을 만들어간다.

이 작품은 사랑을 단순히 행복과 결실로 끝나는 서사로 그리지 않는다.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불완전한 관계, 그리고 불안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각자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누가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자신을 이끌기 위해 계속 좋아한다. 그런 사랑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이 문장에서 드러나듯, 시마모토 리오는 사랑이란 본질적으로 타인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치즈루와 세우의 관계는 표면적으로는 비상식적이지만, 이들은 각자에게 결핍된 부분을 채워주는 독특한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한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행복을 향해 나아가며,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작품은 우리가 흔히 정의하는 ‘정상적인 사랑’의 틀을 넘어서, 인간의 상처와 불완전함 속에서 피어나는 또 다른 형태의 행복을 탐구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행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서정적인 문장과 섬세한 심리 묘사

트라우마와 결핍 속에서 만들어지는 ‘다른 형태의 행복’

작가는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에서 사랑과 행복이 반드시 사회적 상식에 부합할 필요는 없음을 보여준다.

시마모토 리오의 필력은 서정적이고 담백한 문장과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풀어내는 능력에서 빛난다.

“책을 덮는 순간, 마와타 장의 하숙집 사람들이 여전히 내 곁에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미우라 시온이 이 책에 대해 언급했듯, 독자들은 마치 자신이 마와타 장의 일원이 된 듯한 생생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각 인물의 내면에서 드러나는 갈등과 슬픔은 독자들에게 “나 역시 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이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단순히 소설 속 서사로 그치지 않고, 독자들에게 삶과 행복, 관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결론: 우리 모두의 마와타 장, 그리고 사랑의 다양한 형태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이 작품은 결핍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성장해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며, 사랑과 행복의 다양한 형태를 탐구한다.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발견하는 나 자신.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용기.

불완전한 관계 속에서도 만들어지는 또 다른 형태의 행복.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은 독자들에게 “내 삶의 행복은 무엇인가?”,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마치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들처럼, 각자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마와타 장 사람들의 이야기는 당신의 마음속에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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